DUEN(듄) 후기

컨텐츠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앞으로 내가 소비한 영상 컨텐츠에 대한 리뷰를 좀더 열심히 적어보려고 한다. 리뷰의 주된 지향점은 상품성이다. 영화를 바라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작품성과 상품성일 것이다. 나는 컨텐츠 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영화를 최대한 상품의 하나로서 바라보고 얘기해보려 한다.
듄은 좋은 상품일까. 그렇지 않다. 너무 길기때문이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2시간 30분이 넘는다. 나는 대전 신세계 메가박스의 돌비 아트모스관에서 관람했는데 오후 4시 15분에 시작해서 정확히 6시 50분에 영화가 끝이 났다. 꼬박 2시간 30분이 넘게 걸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영화는 끝이 아니라 이제 본격적인 스토리의 진행을 예고하며 끝난다. 이전에도 이렇게 긴 영화는 여럿 있었다. 가장 최근의 기억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다. 그 작품과의 차이를 얘기하자면 엔드게임은 장엄한 서사의 마무리가 되는 이야기인데 반해, 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에 앞서 진이 빠진다.
영화를 보고난 이후 알게된 사실인데 이 영화는 총 2부작이라고 한다. 엄청난 러닝타임에도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느낌을 줘서 최소 3부작은 되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시시한 셈이다. 이럴바에 1편을 더 쪼개어 3화로 가는게 맞지 않았나. 아니면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에 드라마 시리즈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적절했을 것 같다.
나는 미처 알지 못하였지만 듄의 원작 소설은 SF의 대부격으로 인정 받는 유명작이라고 한다. 이후의 듄의 아류들이 대중들에 많이 공급되었기에, 오히려 듄이 그들의 아류로 느껴져 다소 진부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미 높은 평가가 내려진 이 소설 스토리에 대한 평가를 굳이 하지 않고서 이 영화의 영상미와 연출력 자체의 수준이 매우 높다. 특히 나는 돌비 아트모스관에서 관람하였기에 영화의 장엄한 분위기에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이 너무도 길기에 관객으로 하여금 인내심을 요구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정도를 지나치면 질린다. 그렇기에 이 콘텐츠가 담긴 그릇이 영화라는 플랫폼인 것이 아쉽다. 드라마로 다뤄졌다면 소비자도 지치지 않고 감독의 수준높은 결과물을 만끽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종합적으로 볼때 높은 연출력에도 불구 이영화의 상품성은 아주 높지 않다. 도저히 여기저기에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년층 이상이 이 영화를 재밌게 볼 소지는 높지 않아보인다. 코로나 시기가 아니였다면 3~400만, 잘되더라도 500만에 그쳤을 것 같다. 이 예측이 아주 빗나가더라도 재밌는 시도가 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