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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 이건희컬렉션

by 보이저2호 2022. 4. 17.


이건희 컬렉션에 다녀왔다. 원래 예약제여서 인터넷에서 따로 예약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 했는데, 코로나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비예약제로 바꼈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현장에서 예매 가능하다. 나는 토요일에 방문했는데 1시간 정도가 걸렸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안내 어플을 통해 오디오 도슨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도슨트 설명이 제공되는 작품이 꽤 많기 때문에 넓지 않은 전시공간임에도 1시간 반 정도의 관람 시간이 걸렸다.

다른 전시와 차이점이 있다면, 유명작가 들의 대표작 위주로 전시되어 있기때문에 전반적으로 작품 예술성이 관람 흐름에 따른 기복이 없다. 그렇기에 나는 강박적으로 모든 전시 작품의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지나고보니 작가와 작품이름의 표식도 같이 찍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깊었던 작품위주로 아래에 나열해 본다.

백남순 - 낙원. 병풍에 서양화 풍으로 동양적 무릉도원이 그려진게 인상적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북한에 남겨져 이 작품이 유일하다고 했는데, 친구에게 결혼 선물로 줬던 것이 남았다고 한다. 무언가를 품안에 넣고 소중히 한다해서 더욱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백관식 - 산수춘경. 구한말 풍경화이다. 절경보다도 아래 길을 걷고있는 훈장님과 아이가 눈에 들어왔는데, 이런식으로 풍경속에 인물이 등장하는 하는 것이 오히려 풍경에 대한 시선을 분산시키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꼭 등장 시키는 것이 오늘날 관광명소에서 자신을 등장시킨 인증샷을 찍는 심리와 비슷하지는 않을까.
변관식 - 금강산 구룡폭. 이 작품에도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이 등장한다. 작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이 작가 자신이라고도 생각해봤을것 같다.
박래현 -여인, 도슨트 설명에는 인물화에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이 큰 변화점이라 했다. 이 작품의 재밌는 점은 인물의 정면이아닌 뒷모습을 그렸다는 점인데, 손 모양이며 구부러진 등이 근심 가득함을 잘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오른손으로는 종이학을 잡고 있는 점은 절망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을 바라는 듯하다.
채용신 - 노부인초상. 인물화가 점점 대중화되는 과정의 작품이라 했다. 좀더 밝은 표정이면 좋았을뻔 했다. 나도 사진찍을 떄 더 웃어보면 좋겠다.
장욱진 - 공기놀이,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부모님께 자신이 그림을 계속해 나갈 것을 인정 받았다고 한다. 전문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당당히 자신을 증명해낸 작가가 멋있게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얼굴은 최대한 단순화해서 관객에게 상상력으로 표정을 채울수 있게하면서도 신체의 비율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그림이 아니라 실제 공기놀이 장면을 최신의 스마트폰 카메라로 필터를 씌워 촬영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대원 - 북한산. 예술의전당 전시에서 보았던 북한산 작품이 떠올랐다. 그 작품은 각각의 단색으로 계절마다의 북한산을 표현한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은 여러 색이 한꺼번에 쓰였다. 작가에게 무엇이 이토록 북한산을 강렬한 인상을 남기도록 했을까
권진규 - 자소상, 자소상은 자화상과 같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한 조각상이라고 한다. 작가는 자기 얼굴을 점차 빚어가며 자기 자신의 얼굴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박수근 - 절구질하는 여인, 너무나도 유명한 박수근의 작품을 실제로 보아 신기했다. 생각보다도 실물로는 어두워서 그림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기존의 없던 표현 양식을 작가는 어떻게 자신의 양식으로 발전시켰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수근 - 유동 , 도슨트 설명에는 작품에 작품의 대상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했다. 둥글둥글한 선처리, 정겨운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유영국 - 작품(1974), 색상의 배치가 매우 세련되었다. 산의 형상이 매우 강렬하게 느껴진다.
김환기 - 여인들과 항아리 , 전시 작품 중, 가장 큰 규모의 작품으로 기억한다. 대충 그린 것 같으면서도 각 개체들의 구성이나 표현된 모습이 재밌다. 정면 아니면 측면으로만 배치된 대상의 구도가 특징적이다.
장욱진 - 나룻배, 이 작품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중 매우 아꼈던 작품이라고 한다. 뒷면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는게 이 작품의 특이사항이다. 나는 나룻배에 소도 있고, 올라간 사람도 적지 않은데 물에 뜨는게 가능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보니 소가 사람에 비해 유난히 작다. 송아지라면 말이 될지도 모르겠다.
남관 - 가을축제 , 어떤식으로 작품이 가을의 축제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와닿지는 않았지만 작품을 만들며 작가가 신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이응노 - 구성, 이응노는 본래 서예가라고 한다. 그렇기에 문자와 그림이 조화된 점이 이응노 작가 작품의 특징이라고 한다. 내가알기에 이응노 작가는 대전 태생인데, 그렇기에 내가 살던곳 근처에는 이응노 미술관도 있다. 관람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도슨트 설명을 듣고나니 작품과 이응노 작가에 대한 생각이 새삼스러웠다.
박생광 - 무녀, 이 작가는 작품에 왜색이 짙어 미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나역시 이 작품이 일견 호감인 편은 아니였지만, 이 작품은 박생광 작가가 한국적 색채를 많이 담기위해 노력한 작품이라고 한다. 한편으론 왜색이 꼭 나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천경자 - 노오란 산책길, 전시 말미에 전시된 제법 현대적인 작품이다. 나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할 수 있는 여성의 배가 불러와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도슨트 설명에는 별도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배가 불러있는게 맞다면, 작가는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 했을 것 같다.



관람을 하는 도중에, 민망하지만 벅차오른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왜냐면 한작품 한작품이 모두 걸작으로 느껴졌기 때문인데, 대충 걸러서 관람할 작품이 없게 느껴졌다. 내가 하는 일이 일인지라, 이건희의 기부는 증여세 절세와 연관되어 있을 것 같다는 짐작이 들었는데 아마도 맞을게다. 목적이 절세였을지언정, 나와 같은 일반 대중에게 크나큰 선물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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