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정에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렀다. 원래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살바도르 달리 기획전에 가려고 했는데, DDP는 백신패스가 면제된 박물관, 미술관에 해당하지 않고, 전시장이기에 백신패스가 적용된다고 했다. 이미 한시간이나 대기한 뒤여서 화가 불쑥 솟아오르려고 했으나, 화를 낸다고 달라질 일이 아니었다. 궁여지책으로 신당동 부근 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 했으나, 그곳은 주말에 오후 1시까지만 운영하는 곳이였다. 참 되는 일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 요즘이기에 마음에 거슬렸지만 원망해봤자 나만 손해인 일이었다. 그래서 오히려좋아라는 생각을 갖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했다. 무엇을 전시하는 지도 몰랐지만, 그냥 무어라도 보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갔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정면에서 오른편은 상설전시관이고, 왼편은 기획전시관이다. 오른편의 상설전시관의 1층에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나는 이미 관람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기획전시 두가지중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漆, 아시아를 칠하다'를 골랐다.


알수 없었던 한자 漆의 뜻은 '옻 칠'이었다. 이 한자의 의미가 옻인줄 알았더라면 나는 이 전시 관람을 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관람료는 3천원인데, 관람에 소요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몰랐는데 알게된 사실이 있다면 칠기는 한국에서만 사용된 것이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나름의 특색으로 저마다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전시관 내에 은은한 옻 향기가 나는점은 좋았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 작품들은 현대의 옻 예술 작품들이다. 칠해진 작품들의 빛깔에서 풍겨지는, 여러겹 옷칠의 정성을 통해서만 나오는 옻 칠의 고유한 점이 좋았다.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지만 나는 이곳에 들러 이전에 내가 이곳을 들렀던 기억을 회상할 수 었고, 훗날 전혀 기억나지 않을만한 하루는 언젠가 다시 떠올려볼 수 있는 하루가 되었다. 오늘 느꼈던 포근한 기온 처럼 내 일상에서 다시 포근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아래에 22년 2월 13일의 기록을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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