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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국내

리움미술관 - 인간 일곱개의 질문 / 20211121 이태원

by 보이저2호 2021. 11. 21.
리움미술관


지난번에 이어 또다른 미술관인 리움미술관을 찾았다. 리움미술관은 코로나로 인한 휴관 이후 최근 재개장을 했는데, 관람을 원하는 날로부터 2주 전 자정에 관람 예약이 가능하다. 인기가 매우 높기 때문에 예약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2주 전 나는 오늘자 관람을 예약했고 미술관을 찾았다.

리움미술관은 6호선 한강진역으로부터 도보로 7분여 거리에 있다.
리움미술관의 입구.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 이번 전시 장소인 아동교육문화센터가 나온다.
인간, 7개의 질문이 전시되어 있는 아동교육문화센터.

리움미술관 내부 전시 장소는 매우 조용하다. 핸드폰 단말기 형태의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영상 전시에 있어서도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아 외부로 소리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 받기위해서는 신분증을 반드시 맡겨야한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과 같이 반드시 엄격한 신분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닌듯 했다. 나는 아쉽게도 별도의 신분증을 지참하지 못했고, 내가 들고간 2개의 핸드폰 중 하나를 맡겨 오디오 가이드 대여를 시도해봤지만 어렵다고 했다. 이 탓에 전시를 완전히 관람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든다.

전시회 입구에서 마주하게되는 얼굴. 정말 잘 만들어 놓았는데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골짜기가 느껴진다.
전시 초반에 놓여있는 누군가의 전신 사진. 인간은 인간이 무엇인지 탐구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자기 자신을 들여보게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 대한 성찰에 앞서 전시회 초반에 여러 사람들의 전신 사진이 놓여져있다. 나도 여러 사람들중 하나이다. 타인의 사진이지만 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시진의 서사가 인생과도 같다고 느꼈다. 새하얀 도화지에서 글자를 적어가듯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어느새 새까맣게 뒤덮일 정도로 많은 일을 겪게된다.

이해하기 힘든 작품. 누군가의 순교를 형상화한 작품인가 주술적인 느낌이 들었다


여러 사진들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여성의 일생 요모저모를 담은 작품이다. 내 삶의 순간들도 주마등처럼 스쳐져 지나갔다.

한 연합주택을 배경으로 집마다 서로 다른 가족의 모습을 모아놓은 작품이다. 시대 상황을 더 잘반영 하자면 1인가구의 모습도 많이 들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1층 전시관의 중심부. 전시회의 동선 구성에 고심한 흔적을 느낄수 있었다.


인간, 일곱개의 질문은 1층에 이어 2층으로 이어진다. 크게보면 층별로 2개 Part로 구성되는데, 첫번째 Part는 인간의 몸과 인간의 자체에 집중한다면 두번째 Part는 인간이 다루는 물건과 기술이 함께 다뤄지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작품들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인간의 각 부분을 크게 확대하고 조각내어서 들여다보기 때문에 어딘가 모르게 거북하기까지 하다.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들이 상당히 많은데 예술로 받아들이려는데 조금 인내심이 필요하게 느껴졌다.

아래부터는 2층 작품들이다.

반가웠던 백남준의 작품.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들로 다시 인간을 형상화 했다.

심오했지만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어딘가 영화 속에서 나올법한 Display(구성)이다.
볼록렌즈로 얼굴의 부분들이 과장되어있다. 어딘지 표정도 불쾌하지만 부분적으로 왜곡된 모습에 괴기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어떻게 인간을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알수 없었지만 빛과 그림자로 나타낸 모습이 멋있었다.
피카소와 같이 인체를 입체파적으로 표현한 흉상이다. 흉상 아래의 깨진 거울의 모습이 괴기한 느낌을 더한다. 어딘지 다가가 자세히 보고 싶게 매료하는 작품인데,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볼수 없도록 아래에 관람선이 쳐져있다. 이를 무시하는 관람객때문에 미술관 직원의 짜증섞긴 목소리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듣었다. 나도 조금 들어갔는데 금방 나왔다.

관람내내 이런 안내글이 써있다. 하나같이 자체로서 작품과 같은 인상을 주는 문구들이다. 단번에 이해하기 힘들고 어려운 느낌을 준다. 이 안내문들은 누가 쓰는 것일까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관람을 완전히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든다. 작품 자체만을 보고서 내포된 의미를 느끼기 힘든 것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친절한 설명없이 마주하기에 작품들은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자신의 신체가 조각나고 왜곡되어 있는 모습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생명체는 많지 않을 것이다. 1층 전시 말미에 Repair(수리, 회복)를 주제로 신체가 심각하게 훼손된 사람들의 장면들을 모아놓은 영상 전시도 있었는데 예술적 인내심을 갖고 수분 간 관람하였지만 나는 너무 지켜보기가 힘들었다. 아직까지 장면들의 잔상들이 가시지 않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신체가 훼손된 인간도 엄연한 인간이라는 점도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

지난번 예술의전당 MANIF 전시와는 달리 관람 도중에 흥미가 돋궈지는 전시는 아니였다. 작품들이 주는 혼란스러운 인상을 함께 이야기할 누군가가 없다는 것에 아쉬운 느낌도 들었다. 그럼에도 혼자 다녀온 전시이기에 이렇게 부지런히 글을 적어 소회를 되돌아보게된 점은 기쁘다.

리움미술관 앞뜰에 놓여진 무언가












관람을 마치고 근방을 걸었다. 걸으면서 찍었던 사진과 느낌들을 함께 남긴다.

저녁먹기에 아직 이른 시간인데 사람들이 몰렸다. 무척 맛집인가 보다

회사의 과거 사옥에서 서울 시청역 부근의 이태원 천상을 정말 많이갔기에 원조 이태원 천상을 만나 반가웠다.

아무나 못들어 갈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찰라 의기양양하게 매장에 들어가던 커플과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 쿠키집은 왠지 사진 찍고 싶었다. 나중에 가보면 좋겠다.
말로만 들었던 패스트파이브 공유오피스를 만나게되어 찍었다
관심가는 이성이 함께한 자리에서 이곳에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보이는 구도도 멋이있지만 계단아래 왼쪽 한켠에서 담배피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였다. 옆에 지나가서 봤을땐 문신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위 계단을 따라 내려가봤다
왜인지 길을 지나며 지금 이 구도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왼쪽 남자 무리들의 눈치를 조금보고 찍어야했다
이태원 스러운 매장의 모습. 나는 놀러가고 싶지 않다
앙카라피크닉 케밥집
앙카라피크닉의 내부 모습
양고기 케밥. 그간 양고기의 노린내를 알지 못했는데, 케밥을 먹은지 6시간 가까이가 넘도록 노린내가 뭔지 확실히 알수가 있다. 사실 난 빅맥이 먹고 싶었다. 맥도날드 앞까지 갔지만 놀러간 곳이 있다면 놀러간 곳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럼에도 빅맥을 먹는게 더 좋은 선택 되었을 것 같다.
해밀턴 호텔의 대형 OTT 광고판. 꽤 멋있어 보였다.
이태원엔 이런 감성있는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골목들이 많다. 이런 멋진 풍경들이 즐비함에도 불구, 이태원의 가장 멋있는 점은 바로 사람들이다. 멋있는 사람들을 여럿 보았지만 그들을 사진으로 남기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 날의 마무리. 유명한 녹사평역 인근 육교 위에서의 야경이다. 아이폰13 카메라의 고스트 현상이 적나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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