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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물품

나이키 베이퍼플라이 2 구매 후기

by 보이저2호 2023. 1. 30.


지난해 러닝을 시작한 이후, 한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10k 이상의 달리기에서 발톱에 멍이 든다는 것이었다. 러닝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피멍이 들거나 한두개씩 빠진 발톱이 훈장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러닝으로 인한 발톱 멍 조깅발톱은 엄연한 부상이다.

내 첫 러닝화. 많은 추억을 함께 했지만, 많은 발톱 부상을 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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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지난해 두어번의 하프 러닝을 경험하며, 발톱이 하나는 완전히 빠지고 다른 하나도 거의 빠지다시피 하였는데 이를 방지해보고자 양말을 바꿔보기도 달리기 자세를 바꿔보려고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러닝을 함께하는 러닝 클럽 크루원 들은 신발을 바꿔볼 것을 권하였고 주로 권해지는 신발은 발볼이 넓은 사람에 종종 추천되는 뉴발란스 신발이었다. 뉴발란스 러너 신발에서 가장 높은 클래스의 신발은 프레쉬폼이다.

프레쉬폼 880
좀더 딱딱한 바닥이다. 약간 더 저렴하고 치고 나가는데 좋다고 말한다.
프레쉬폼 1080
보기에도 그렇듯이 매우 푹신하다. 무릎에 가장 부담이 적게 갈 것이다.



뉴발란스외에도 이번 '23년 동아마라톤과 콜라보하는 아디다스의 아디제로 라인업들도 있다. 내게 부상을 일으켰던 신발이 나이키였기에 가급적 나이키 신발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 여기저기에서 러닝화의 끝판왕인 나이키 베이퍼플라이으로 바로 가는게 가장 돈을 아끼는 방법이라는 글을 보고는 다시금 베이퍼플라이를 시도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피었다.

그러던 차에 내가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뽐뿌에 베이퍼플라이 할인 소식을 듣게 되었고, 40%에 가까운 할인을 한 탓에 내가 선호하는 색상(CU4111-800)이 아니었음에도 불구 구매에 이르렀다.

우선 신발을 받자마자 느낀 건 아주아주 가볍다는 것이었다. 기존에 신던 나이키 리액트 인피니트3 모델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색상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색상이 막상 나쁘지 않다고 느껴졌다. 과거 축구화도 주로 빨간색을 많이 신었던 것이 떠올랐다. 운동용 신발은 다소 튀는 색이여도 상관없고, 러닝화는 이런 형광색일수록 야간 등 안전에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엇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날씨가 포근한 틈을 타 바로 러닝에 나섰다. 신발을 처음 신고 나섰을때의 느낌은 밑창이 무언가 몸이 살짝 앞으로 솔려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기분이 들었다.

베이퍼플라이는 사실 육상계로 부터 기술도핑으로 분류되어 공식 대회에서는 착용이 금지되는 신발이다. 처음에 이것을 알고 무척 놀라웠는데, 논외지만 신발마다 기술도핑에 얼마만큼 해당되는지 측정할 지표가 모호하고 전부 같은 신발을 신는 것도 아니며 이 신발이 그만큼 사기적이라고 한다면 다같이 신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아주 오랜만의 러닝이었지만, 베이퍼 플라이를 신고보니 바로 하프는 뛸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개인 최고 거리를 갱신할 수 있겠다는 기분까지도 들었다. 그만큼 베이퍼플라이가 주는 러닝으로서의 탄력은 바로 체감이 되는 정도 였다.

모쪼록 이 신발은 갑작스런 나의 하프런에도 10개의 발톱 전부를 안전하게 지켜주었다. 너무 오랜만에 뛴 것인지라 다리 근육의 피로로 더 멀리 달리지는 못하였지만, 하프 거리를 뛰고 난 뒤 전체적인 육체 피로도가 가장 덜하였다. 신발 하나의 변화만으로 러닝으로서의 질적 향상을 몸소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베이퍼플라이는 밑창의 내구도에 대한 지적으로 지우개라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는데, 혹자의 댓글로는 결코 그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잘 생각해보면 러닝만큼 돈이 안드는 운동도 없다. 그냥 신발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러닝화에 이 정도 사치를 부리는 건 충분히 합리화가 된다고 본다. 게다가 이렇게 할인까지 해 주었는데 더할 나위가 없고, 난 그냥 열심히 내달리기만 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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