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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물품

기어코 아이폰13 프로를 산 이유

by 보이저2호 2022. 6. 11.


결국 아이폰13 프로를 샀다.
가장 큰 이유는 핸드폰도 하나의 액세서리를 보는 관점에서 아이폰13은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폰14 프로 출시가 6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나는 6개월 동안일지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해보이는 모델을 사용하는게 싫다고 느껴졌다. 물론 비싼 물건을 쓴다고 사람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중요한 것은 내면의 가치겠지만 지금의 나는 가능한한 여유있어 보이길 원했다. 쇼펜하우어가 말했다나. 사랑의 본질은 성욕이고, 성욕은 인간의 심리 생각 자체를 바꾸어 버린다고. 내가 현재 외로운 것이 내 심리에 영향을 주었는지 모르겠다. 모쪼록 나는 고급 모델을 쓰기를 원했다. 그럼에도 이번 소비가 가능했던 몇가지 합리적 이유가 있다.

1. 아이폰13 프로 알파인그린이 너무 예뻤다.
나는 애플 매장을 좋아한다. 극 E 성향(적어도 현재는)인 나로서 애플 매장에 갔을때 외향적인 사람들이 말을 걸어주는 것이 좋다. 애플 매장에 가서 직원분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이지 다양성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나로 정형화 할수 없고, 나이 성별 스타일 성격 등이 전부 제각각이다. 언젠가는 나도 그 일을 해보고 싶다. 무튼 내가 애플 매장에 갔을때 나는 아이폰13 프로 알파인그린 색상에 눈을 뺐겼다. 너무 이뻐 보였고 초록색이 너무 눈에 들어왔다. 아이폰13 일반 모델의 그린색이 보다 원색에 가까워 미역을 떠올리게 한다면, 알파인그린은 딱 내가 원하는 색이라고 느꼈다.(알파인그린 아이폰 구매후 처음 언박싱을 했을때는 너무 초록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2. 30만원 차액으로 일반모델에 비해 얻을수 있는것이 많았다.
아이폰 13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의 차액은 30만원이다. 30만원을 더 내고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적지 않다. 우선 카메라 하나를 더 얻는다. 아이폰13 일반 모델을 사용하며 먼저 실망한 점은 망원카메라가 없다는 거였다. 망원카메라가 없다는 것은 사물을 근접해서 찍을 수 있는 접사가 불가하다는 뜻과 같다. 이전 핸드폰인 갤럭시S10+에서 아이폰13 일반 모델로 변경한 이후 사진을 찍으려고 봤더니, 별안간 그동안 잘만 찍현던 근접한 사물의 사진들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 여간 아쉬웠던 것이 아니였다. 불과 30만원 차액을 지불하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둘째, 프로모션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13 프로의 120hz 주사율 디스플레이가 좋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흔히들 일반 60hz 디스플레이 모델로 변경했을때 역체감이 심하다고들 한다. 아이폰13 일반 모델을 택하면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과감히 감수했던 사항인데, 30만원 차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나 역시 바꾸고 보니 다른 동료 직원 아이폰11프로의 60hz 주사율 화면을 보고서 어떻게 저걸 쓰지 하는 생각이 스치더라.

셋째, 배터리가 더 오래간다. 솔직히 크게 체감할 수는 없는 부분인데 실제 측정시에는 논란의 여지없이 아이폰13 프로 모델의 배터리 사용량이 훨씬 길다고들 한다. 같은 핸드폰 사용량에서 훨씬 넉넉한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물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것은 바로 무게이다. 슬픈 사실인데 나는 아이폰13 프로 모델로 변경하자마자 핸드폰을 아스팔트에 떨어트려 카메라 유리 하나를 해먹었다. 일반 모델에 비해 카메라 섬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 케이스를 끼더라도 바닥에 떨어트렸을때 카메라가 바닥에 직접 닿을 확률이 높고, 더 무겁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이 갈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3일만에 직접 체감하게 될줄은 생각치도 못했는데 돈을 들여 원상복구 시켜놓기는 했다.

그런데, 일반 모델에 비해 늘어난 무게가 묘하게 핸드폰의 그립감을 좋게한다. 뇌이징이라는 비판을 듣기 좋겠지만, 다소 묵직한 아이폰13 프로의 무게가 핸드폰을 더 고급진 것으로 느껴지게 하고 맥세이프 지갑을 장착하고 있을때는 무게 분배가 더 손에 쥐었을때 편안하다고 느껴진다. 일전에 회사 동료가 맥세이프 지갑을 붙이고 있을때 그립감이 더 좋기 느껴진다고 했을때 나는 그럴리가 없다고했는데, 그 원인이 아이폰13 일반 모델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워 무게 분배가 어색하게 느껴져서 였나보다.

나는 아이폰13 프로 모델로 변경하며, 기존의 아이폰13 일반 모델을 당근마켓으로 처분했다. 내가 당근마켓을 통해 거래한 가장 고가의 물건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원활하게 거래되어 기분 좋았다. 아쉽게도 카메라를 일찍 해먹어 예정에 없던 30만원을 더 쓰게 됐지만, 그만큼 핸드폰을 더 잘 활용하면 될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나는 또 이 글을 이 폰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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