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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살아있다. 후기

by 보이저2호 2020. 7. 7.

영화를 본지가 며칠이 지났다.
코로나 와중에도 간간히 영화를 봐왔던 나였고,
혼자 보는 영화가 익숙한 나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최근에는 계속 심심한 영화가 걸렸었는데 좀비 영화라니
스토리가 단순하고 영화를 이해하는데 심히 빠져들지 않아도 될것 같아 좋았다.

유아인이 나왔다.
짧은 노랑 머리를 하고 나왔다. 잘생긴 것 같기는 한데 언뜻 잘생기지 않은듯 잘생긴듯 하다. 그래도 배우다운 모습이 있다. 처음에 하고 나온 짧은 노랑 머리는 영화 시간으로 보름이 지나도록 도통 자라지를 않는다. 디테일이 중요한 요즘인데. 박신혜도 그렇고 보름 동안 집안에 갇혀 있었음에도 뽀송하기만 하다.

직업관이 투철한 배우, 스탭 이였다면 누군가는 지적을 했어야 옳지 않을까. 누군가는 아쉬운점을 느끼었을텐데 영화 제작 내내 반영되지는 않은 듯하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디테일의 부재이다. 서울이 그 난리가 나고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는 그토록 초토화가 되었는데, 영화 말미에 제시되기 로는 고작 5만의 시민이 감염이 되었다고 한다. 극중 유아인이 한강 너머 보았던 서울 폭격 장면은 고작 1000만이 산다 일컷는 시민의 200분의 1을 소탕하기 위한 폭격이었단 말인가.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어처구니 없는 설정은 영화 제작 기간 동안 어떤식으로 끝까지 살아 남는지가 궁금하다.

제작자 특히 감독의 식견 부족인가. 소통의 부재인가. 아마도 둘다일 것 같다. 우리는 크고 작은 조직에 속하여, 각자 조직을 구성하는 개체로서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메타인지를 갖는다.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 지에 대한 자성적 평가 말이다. 대게 사람들은 조직의 장점보다는 단점, 그리고 문제점을 쉽게 들쳐낸다. 조직 뿐 아니라 자신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등에도 말이다. 문제점을 알아도 장의 권위 앞에 끝내 문제를 공론화 못하는 일 역시 종종 발생한다. 그 구성원의 용기와, 그 지적을 기꺼이 이끌어내고 존중하는 분위기 조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 나는 회사생활을 하며, 내가 작성한 기안에 대한 상급자의 수정 문구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저히 이해 안가지만 그는 나보다 학벌도 좋고 우수한 자격증을 갖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기엔 쉬운 것을 어렵게 하는 수정이다. 나 역시 내일 나의 문제의식을 내일 제기하게 될지 확신하지 못하겠다. 심지어 그 상급자는 착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주저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바람직한 하급자의 자세는 수용의 자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극중에서 보름이 지나는 동안 왜 주인공의 머리가 자라지 않나요? 서울을 폭격할 정도의 소요 사태가 벌어졌는데 고작 5만의 시민이 감염됐다는 것이 타당할까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문제지적이다.
우리는 문제를 제기할 용기와, 문제제기를 용인할 용기를 가져야한다. 그래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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