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처음 알게된 것은 직장 포털에서다. 생각보다 평점이 낮지 않은 것 같아 관람을 결심했다. 윤계상이란 배우에게 나쁘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은 덤이 됐다.
영화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초반부터 지루하지 않은 영화는 대체로 초반에 영화의 주요 모티브나 세계관에 대해 흥미있게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면은 윤계상인데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다른 배우다. 영화의 연출은 어색하지 않았다. 영혼과 육체가 다른 유체이탈자에 대한 영화의 연출은 매우 매끄럽다고 느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자동차 추격씬인데, 내기억이 맞다면 본시리즈에서의 이탈리아 자동차 추격전이 연상됐다. 한국영화에서 이렇게까지 보는 사람이 아슬해지는 자동차 추격씬은 처음 보는 듯 했다.
영화의 초중반까지는 아주 흥미롭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흥미가 줄어든다. 영화의 시나리오는 뻔히 예상되었고, 영화의 배경음 마저 아주 정석적이였다. 좋은 영화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세부 설정들의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극중 내내 나왔던 노숙자는 갑자기 사라졌고, 극중 나오는 일본 사업가와 중년 한국인 여성는 중요한 역할처럼 보임에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예술성이 높은 영화일수록 씬에 등장하는 인물과 물건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있는 반면, 이 영화는 그렇지 못하다.
이 영화는 코로나가 아닌 시기라면, 3~500만 수준의 관객이 관람할만한 영화로 느껴졌다. 개봉 10일차 현재 유체이탈자 관객수는 52만이다. 코로나를 고려할때, 낮지 않은 수치라고 생각되지만 그만큼 경쟁작이 없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 회사 동기와 점심식사를 하며 사후세계와 영혼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나왔는데, 그때 문득 내 영혼에 대한 관점이 확립됨을 느꼈다. 내가 보기에 영혼은 없다. 인간은 생체 로봇이다. 뇌는 생체 컴퓨터에 해당된다. 각각의 신체 부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루하루 아주 힘겹게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삶에 의미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아쉽게도 영혼은 존재하지 않고, 사후세계도 없다. 눈을 감게된다면 그냥 그대로 끝이다. 삶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도록 진화한듯 하고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그렇기에 이영화는 말도 안된다. 하나의 영혼이 여러 육체를 너나들며 존재 한다는 것은, 인간이 생체 로봇이라면 불가하기 때문이다. 각각의 로봇, 컴퓨터가 켜지고 꺼진다해서 다른 데이터가 생겨나지 않음에 비롯된다.
위 처럼 생각하는 나는 영화 중반부 이후에 흥미가 더 줄었다.
12월 6일 이후 영화관에도 백신패스가 적용된다고 한다. 백신을 아직 접종하지 않은 나로서는 다행히(?)도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듯하다. 과학적인 사고를 한다면 백신이 효과가 상당히 빈약하고, 접종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에 금방 다를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디 백신패스를 둘러싼 전횡이 속히 종료되길 바란다.